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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 선거 시행 사유가 투표 참여와 결과에 미치는 영향

민주화 이후 한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대한 경험적 분석

👨🏽‍🦱박상훈( @Sanghoon Park,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정치학과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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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Abstract

서론

본 연구는 민주화 이후 한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집합적 수준의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재·보궐 선거란 국회의원 또는 기초·광역단체장, 기초·광역의원 등, 임기만료 선거로 선출된 정치인이 사직 또는 사퇴하게 되어 궐석(闕席)이 생겼을 때 이를 메우기 위해 실시하는 선거이다. 재·보궐 선거는 대개 당선된 사람이 없거나 부정 선거로 선거 자체가 무효화되거나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모종의 사유로 인해 그 직위를 잃었을 때 치러진다. 기존 연구들은 궐위된 지역에 한하여 실시되며, 궐위된 자리의 잔여 임기만을 보장하는 재·보궐 선거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선거 임기만료 선거 사이에 비정기적으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의 투표참여와 투표선택은 임기만료 선거에 부차적이거나 혹은 종속적일 것으로 기대해 왔다(조진만·최준영 2011; 박명호·양병하 2016).

그러나 공직선거법 상 전국단위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대선),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지방선거(지선)의 경우는 투표 당일이 공휴일이지만, 일부 도시에서만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의 경우는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는다.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이전의 참여 결과가 무위로 돌아간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러한 비용의 증가와 더불어 재·보궐 선거는 정치 지도자 및 정당에게 있어서는 임기만료 선거 기간 사이 유권자들의 여론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유권자들에게는 투표를 통한 보상(reward)과 처벌(penalty)을 집행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한정택 2015).

또한 재·보궐 선거는 다른 임기만료 선거에 비하여 두 가지 명확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한다. 바로 재·보궐 선거의 시행 사유와 퇴진하는 현직자의 소속 정당이다. 이 정보는 다른 임기만료 선거에서 공유되는 정보들에 비해 간략하면서도 정확하며, 획득하는 데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재·보궐 선거의 이 같은 차별적 특징이 유권자의 투표 참여와 그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시행 사유를 관련 언론 기사 등을 추적하여 수집하였다.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합리적이되 근시안적(myopic) 행위자로써 현직자의 불법적 행위에 따른 사직 및 사퇴로 재·보궐 선거가 실시되었을 시, 해당 정치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그 사유를 제공한 정당이 재·보궐 선거에 또 후보를 낼 경우, 선거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처벌의 목적을 가진 투표 선택을 할 것이다. 즉, 재·보궐 선거가 갖는 특징은 유권자로 하여금 선거 책임성을 묻는 투표 참여와 그에 따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분석 결과, 비위로 인해 재·보궐 선거를 치른 경우는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직 및 사퇴하여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 비하여 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또한 비위로 인한 사직 및 사퇴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는 사퇴한 전직자가 속한 정당의 후보자가 출마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당선 예측확률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연구들에 더하여 재·보궐 선거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와 선택에 관련하여 차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론적 논의

한국의 재보궐 선거